[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기사] "복날에 삼계탕 배달왔어요"...결식 아동 6000명에 도시락 배달하는 SK '행복두끼' 챌린지
등록일 : 2024-08-09
[따뜻한 경영] "복날에 삼계탕 배달왔어요"...결식 아동 6000명에 도시락 배달하는 SK '행복두끼' 챌린지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 경고, 러-우 전쟁 장기화 등 어려운 국내외 경제상황 속에서 기업들의 나눔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이웃과 주변을 돌보며 기업시민의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따뜻한 경영 사례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행복얼라이언스 홈페이지 사진 참고
주로 시간이 없을 때 가볍게 끼니를 해결하려 찾는 '인스턴트 라면'. 그러나 누군가에겐 매 끼니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식량'이었던 적이 있다.
최근 행복얼라이언스 '행복두끼 챌린지'의 도움을 받게 된 8살 아이는 예전에 라면에 밥 말아서 먹는 일이 일상이었다. 가끔 밥에 올려 먹는 김치가 몇 없는 반찬이었다. 아이의 부모도 음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한창 성장기였음에도 라면이나 저렴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밖에 없었다. 과거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았고 후원의 손길도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두끼 챌린지'의 지원을 받게 된 후로 아이의 일상은 점차 달라졌다. 불고기부터 떡볶이, 장조림, 진미채 등 손수 만든 정성어린 반찬들이 밥상을 한 가득 채웠다. 매일 문 앞에 배달되는 '행복두끼 도시락'은 아이에게 반찬 뿐만 아니라 행복한 웃음도 함께 선물하고 있다. 아이의 부모도 “이제 아이가 밥을 직접해서 반찬과 먹으니 안심이 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진행중인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사회 복지 혜택이 닿지 않은 결식우려 아동을 위해 기업과 정부, 일반 시민, 지역사회 등이 참여해 도시락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 수는 현재까지 120곳, 일반 시민은 30만 명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한 식수는 모두 137만 식, 지원 받은 아동 수는 지난해 기준 6000여명에 이른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지난 2016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출범시킨 사회공헌 연합체다.
이 프로젝트는 정부의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 우려 아동들에 주목했다. 결식 우려 아동은 빈곤으로 결식 위험이 있는 가정의 18세 미만 아동을 말한다. 부모의 사망으로 제도권 밖에 놓여 굶주리거나 한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이라 끼니를 제대로 못 챙기는 어려움에 놓여 있는 아동들이다.
정부 예산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18세 미만 아이들은 지난 2022년 기준 약 28만 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하루 한 끼만 지원받거나 아예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방정부는 이 아동들을 급식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편입해 제도권 안으로 들이려 하지만 이 기간이 통상 10개월~1년 가량 소요돼 급식 공백이 불가피했다.
이에 행복얼라이언스는 지자체 도움을 받아 결식 우려 아동을 연계받고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도시락을 지원하는 '행복두끼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자체들은 소득 기준에 걸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추가 끼니가 필요한 사각지대 아이들을 지역별로 발굴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은 신규 발굴된 아동들의 급식예산 편성과 제도권 편입 과정 준비 기간 동안 후원을 통해 도시락과 밑반찬을 지원한다.
도시락 지원 기간 동안 지방정부는 아동을 제도에 편입할 준비를 마치고 아동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행복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주체의 협력을 통해 특정 사회문제 해결에 자원을 집중해 속도와 성과를 높이고자 했다. 해결하고자 하는 첫번째 사회문제가 바로 복지 혜택이 닿지 않는 결식우려아동 문제였다"면서 "많은 사회 문제 중에서도 아이들이 영양 불균형에 놓이는 문제를 먼저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SK계열사 외에 여러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출범 당시 행복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은 SK계열사 포함 16곳이었으나 현재는 120곳으로 늘어났다.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팀은 기업마다 사내공헌팀, ESG팀, 홍보팀, 기획팀 등 다양하다.
참여 기업을 꾸준히 확보한 배경엔 행복얼라이언스의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행복나래’의 역할이 크다. 행복나래는 SK가 설립한 구매 서비스 회사로 기업과 지자체, 지역사회, 대중 등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를 발굴 및 모집하고 있다.
행복나래는 ▲여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확산 프로젝트(행복두끼프로젝트, 행복상자 지원, 주거환경개선 등) 기획·운영 ▲링커스 미팅(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를 연결 및 자원 연계 등의 활동을 통해 참여 기업 확대에 힘썼다.
소셜네트워크(SNS) 채널 운영, 언론 보도 활동 등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홍보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행복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일반시민의 행복얼라이언스 참여가 기업·지자체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로 이어지면서 더 많은 기업과 지자체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지자체 수도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지자체 88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7곳이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반인들도 지난해 말 약 30만 명에 이른다. 일반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음식 사진 1개와 필수 해시태그를 함께 올리면 게시글 1개당 결식우려아동에 도시락 1건이 매칭 기부되는 방식을 통해 후원하고 있다.
행복두끼 프로젝트가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지원한 총 식수는 137만5498식에 달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한 아동 수는 ▲2020~2021년 2404명 ▲2022년 5400명 ▲2023년 616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행복 두끼 챌린지'의 한 수혜아동이 전달한 편지
▲수혜아동 부모로부터 받은 편지
지원받은 학부모와 아동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도시락을 지원받은 한 아동은 편지를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밥 만드는 게 좀 어려웠는데 매일 평일마다 도시락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하다...(제공받은 반찬 중) 제일 맛있는 건 계란국”이라면서 “저도 커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한 수혜아동 학부모는 “지난 복날에 삼계탕이 나와 좋았어요. 계절에 맞는 음식이나 과일을 아이에게 먹이지 못했는데 이젠 먹일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