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부산 사회적경제 박람회 현장르포]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등록일 : 2023-11-30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기자명 소셜임팩트뉴스=박미리 기자 입력 2023.07.05 08: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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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래, 부산 사회적경제박람회서 기업 판로역량강화에 나서
최근 시장 트렌드와 노하우 전수…시장 생존 전략 공유
세션 진행 및 부스 운영하며 상담 진행하기도
“B2C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지속가능성 확보할 수 있어”
“B2C 시장으로 나가야만 지속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고, 많은 파트너들과 B2C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구영모 행복나래 대표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B2C 시장 진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주제지만 같이 고민하고 노력하면 해결책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SK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주)가 부산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강연 진행과 상담부스를 운영하고, 사회적경제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최근 시장 트렌드와,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는 무엇이 갖춰져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박람회 첫째날인 지난달 30일 행복나래는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팔아야 하나'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제공=행복나래(주)
“비즈니스는 전쟁터입니다”
박람회 첫째날 행복나래는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와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팔아야 하나’를 주제로 기업들의 판로역량강화 세션을 진행했다. 세션 내용은 ①고객 ②상품 ③시장(유통채널)으로 나눠 판로확보에 고민이 있던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제품을 팔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품질이다. 이날 발표한 로움에스농업회사법인은 품질과 가치를 동시에 잡으며 제품을 생산하는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기름기 없는 고기를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을 최소화 해 판매한다.
지금이야 뛰어난 감칠맛으로 품질을 인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지만, 대부분의 사회적경제기업이 그렇듯 초기에는 어려웠다. 국내에서는 마블링에 따라 고기에 등급을 책정하는데, 그러다 보니 유기농 방식으로 사육한 한우보다 마블링이 많은 한우를 더 좋은 것으로 인식한 것이다. 허경 로움에스농업회사법인 대표는 “이를 위해 캠페인 등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친환경 소, 저지방 고기를 맛있게 만드는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육 중심을 숙성 중심으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니 투플러스 등급 한우와 2등급 드라이징 소 중, 65% 정도의 사람들이 2등급 드라이징이 맛있다고 답했고, 35% 정도가 투플러스 등급의 한우가 맛있다고 답했다”면서 “사람들이 단백질에서 끌어낸, 감칠맛이 좋은 저지방 한우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됐고, 이후 저지방육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비즈니스 방식은 가치 창출과도 연결됐다. 저지방육은 마블링이 있는 소보다 10개월가량 사육 기간이 단축된다. 축산업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종이 트레이와 보냉 패키지를 개발해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을 최소화하고 있다. 품질과 가치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영모 행복나래 대표, 신현상 한양대학교 교수(임팩트리서치랩 대표), 허경 로움에스농업회사법인 대표, 이규만 11번가 SV팀 팀장./제공=행복나래(주)
좋은 품질의 가치 있는 제품을 판매하려면 ‘브랜딩’도 중요하다. 이규만 11번가 SV팀 팀장은 “부산에 왔으니 돼지국밥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며 브랜딩의 중요성을 쉽게 설명했다. 그는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고 가정 했을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지도 앱에서 ‘돼지국밥’이라고 검색할 것이고, 아는 가게가 있으면 매장 이름 그대로 ‘A돼지국밥’이라고 검색해서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규만 팀장은 “브랜딩이 잘 구축돼 있다는 것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검색해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곧 구매 목적성이 굉장히 높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브랜딩을 위해 ▲제품 이미지 ▲SNS나 커뮤니티 등을 통한 홍보 ▲패키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에 처음 입점하는 분들은 의도한 이미지와 전혀 동떨어진 대표 이미지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것보다 제품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게 좋다”며 “또한 온라인에서 고객들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SNS나 커뮤니티 등 온라인 홍보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고객들에게 사회적경제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장점을 분명히 설명할 수 있는 패키징을 통해 고객에게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시장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신현상 한양대학교 교수(임팩트리서치랩 대표)는 “여러 조사를 봤을 때 ESG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최근 시장 트렌드를 설명했다.
하지만 신 교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기회이면서도, 위기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도 ESG 전략을 세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상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고객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게 맞춰 전략을 짜는 것이 기본”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기존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뛰어넘을 수있는 스마트한 고객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사회 심리학적으로도 착하고 기부를 많이 하는, 따뜻한 사람에 대해서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있다. 이것을 기업에 적용하면 사회적경제기업처럼 ‘착한기업’들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사회적가치를 무조건 감춰야 한다는것이 아니라 스마트하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당신이 우리 제품을 구매해 주면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줄 수 있다”와 “당신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안 좋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는 것. 그는 메시지를 전할 때 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 무엇이 더 스마트한 방법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경제 박람회가 열린 6월 30일부터 7월2일까지 판로상담을 원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부스를 찾았다./제공=행복나래(주)
판로확보에 고민있는 기업에게 직접 상담
박람회 기간 중인 3일간 전시장에 마련된 행복나래(주) 부스에는 상담을 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부스에는 행복나래, SK스토아, 11번가의 담당자가 상주해 홈쇼핑, 온라인 채널 입점, 상품 개선사항에 대한 자문 등에 대해 상담했다. 더불어 경영 및 창업에 고민이 있는 사회적기업을 위해 SK그룹 임직원이 직접 사회적기업에 무료로 자문을 제공하는 ‘SK프로보노’와 혁신적인 소셜벤처 창업가를 양성하는 ‘KAIST 임팩트 MBA’의 홍보부스도 함께 운영해 행복나래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상담을 하기 위해 부스를 찾는 사람들은 사회적기업가, 중간지원조직, 네트워크 협동조합, 기업 대표 등 다양했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은 같았다. “우리(지역)의 제품과 서비스를 팔자.”
“저희는 김포시 30개 정도의 법인 기업으로 구성된 상생연대 사회적협동조합이에요. 기업의 판로지원이 주 목적사업이죠. 지금은 정부 지원을 받아서 제품을 팔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11번가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우리 상품을 소개하고, 이것을 협력사업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해서 상담을 받았어요. 7월 중순경에 좀 더 깊게 이야기 하기로 했고요.”
기자가 부스에 머문 잠깐 사이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그중 기자와의 대화에 응한 김순희 상생연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대부분 사회적경제기업들의 규모가 작다 보니 판로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공공구매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그쪽을 두드리지만 식품 제조나 가공 등 일반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기업들은 홍보 등에 품을 많이 들여야 하는데 그걸 가장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전시장에 마련된 상담 부스./제공=행복나래(주)
전문가들은 어렵게 일반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입점한다고 끝이 아니다'라는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규만 팀장은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고 해도 청소도 하고 손님맞이도 해야하는 것처럼 온라인에 상품만 등록해 놓고 ‘잘 팔리겠지’라는 생각으로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며 "온라인 역시 또 하나의 시장이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국내 ‘아동결식제로’ 체계 만든다
판로 상담 부스 맞은편에는 아동 결식 문제 해결하는 '행복두끼 프로젝트'를 알리는 부스가 별도로 마련됐다./제공=행복나래(주)
행복나래는 판로지원 외에도 ‘행복두끼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의 결식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기업, 지방정부, 일반시민, 지역사회 등 민관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아동의 결식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의 대표사업이다.
“부스에 오신 분들이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게 하고, 조합원으로 가입하실 분들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 박람회에서 행복얼라이언스는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아동 결식 문제에 동참할 사회적경제기업을 모집하는 별도 부스가 마련됐다. 부스에서는 참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해 접근성을 낮췄고,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즐겁게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행복두끼 프로젝트’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였다.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73개 지방정부, 115개의 기업, 30만 명의 시민, 50여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이 참여해 진행된다. ①함께하는 지방정부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 우려아동을 발굴하고 ②기업과 사회적기업에서 아이들에게 제공할 도시락을 만드는데 필요한 현금이나 현물을 기부한다. ③사회적기업에서는 위생적으로 도시락을 생산·배송하고 모니터링 한다. ④일정 기간 후에는 지원 대상 아이들을 지자체 아동급식 지원 제도에 편입해 아이들이 계속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에는 더 많은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광역단위 지역도 함께하고 있다. 장지수 행복나래 얼라이언스팀 매니저는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기업과 정부 등 여러 주체가 협력하여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설계한 것" 이라며 “2025년까지 전국에 결식아동 제로 체계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참관객이 행복두끼 프로젝트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행복나래(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