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기술

등록일 : 2019-06-18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 장애아동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소셜벤처 ‘토도웍스’를 찾았습니다.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사옥 1층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휠체어 전용 교육장’이 마련돼 있었고, 한쪽에는 ‘세잎클로버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 아동들에게 기부될 예정인 휠체어들이 가지런히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각종 장치와 도구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아이들의 휠체어에 ‘날개’가 되어준 전동키트 ‘토도 드라이브’를 개발한 심재신 대표를 만났습니다.

 

 

 

한 아이와의 만남으로 ‘토도 드라이브’를 개발하게 되셨다죠?

 

2015년 어느 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친구를 우연히 만난 게 계기가 됐어요. 놀이터에 왜 자주 안나오는지 묻자, 그 아이가 말하더군요. 전동휠체어는 차에 실을 수 없어 학교에서만 타고, 집에서는 수동휠체어만 타는데 혼자 끌고 나오는 게 쉽지가 않아서 외출을 자주 하기 어렵다고. 그 아이에게 “아저씨가 휠체어에 모터 달아줄게.”하고 약속했어요. 제품을 개발하고 납품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에 있는 부품으로 부담 없이 만들어봤고, 4개월 만에 약속을 지킬 수 있었어요. 제가 만든 게 ‘파워 어시스트’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죠.

 

 

소셜벤처 창업까지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의 이진희 대표님이 사업을 권유해 주셨어요. 개별적으로 조금씩 아이들을 돕는 것보다 사업으로 확장해서 대상을 넓히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멘토 역할을 해주셨죠. 더 많은 분들에게 전동키트를 제공해드리고 싶어서 2016년에 ‘토도웍스’를 설립했어요. ‘todo’는 스페인어로 ‘모두’라는 뜻이에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소수의 분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일하겠다는 다짐으로 회사 이름을 정했어요.

 

 

 

전동키트 ‘토도 드라이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세계에서 판매되는 파워 어시스트 중 가장 작고 가벼워요. 유일하게 항공기에 적재 가능한 사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동휠체어에 장착하면 전동의 힘으로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어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어요. 조이스틱으로 휠체어를 조정하게 되니 바퀴로부터 두 손도 훨씬 자유로워요.

 

 

‘토도 드라이브’의 업그레이드 과정은 어땠나요?

 

저희는 직접 방문해 토도 도라이브를 장착해드리고 있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는 분들의 생활환경, 습성, 행동패턴 등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대화도 나누면서 생생한 피드백을 모을 수 있어요. 토도 드라이브는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었죠.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휴대폰으로 휠체어를 조정 가능하게 한 것도, 조이스틱을 일반형에서 접이형으로 바꾼 것도 모두 휠체어를 타는 아이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것입니다.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느 날 TV를 보는데 제가 처음 전동키트를 달아준 아이가 나오더라고요. 비장애인 아이들에게 장애의 개념을 알려주는 유명한 유튜버가 되더니,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거예요. 정말 감격스러웠죠. 딸 둘을 키우고 있지만, 제가 토도 드라이브를 달아준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좋더라고요. 휠체어를 비행기에 싣고 첫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는 아이, 반장선거에 출마했다는 아이, 친구들과 처음으로 교실청소를 같이 했다는 아이. 표정도 생활도 밝아진 아이들의 소식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돌이켜보면 처음에 만났을 때 저에게 인사조차도 안 했던 아이들도 많아요. 그런데 그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변할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나중에 또 알아요? 그 녀석들 중에 한 명이 토도웍스에서 일하게 될지! 그게 저희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저희가 개발하는 제품의 종류를 점차 확대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접한 이동에 관련된 많은 사례들을 종합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